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일터는 집 근처 R 쇼핑센터였다.
그 이유는 1. 집에서 걸어서 2~30분 거리로 대중교통 없어도 통근 가능
2. 집에서 지하철 타면 한 정거장 거리임
3. 방문객 많아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맨 처음 워크인 레쥬메 했던 곳은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다.
어학원 다닐 때 R 쇼핑센터의 개선점을 찾는 현장학습을 했었는데,
그날 유니클로 앞에서 Hiring 광고를 봤었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에 준비해온 이력서를 가방에서 꺼내고 두리번 거리니
내가 뭐 도와줄까? 하며 직원이 다가온다.
나 일 구하고 있고 여기 지원하고 싶어. 내 레쥬메 줘도 될까? 물으니 당연하지! 한다.
식은땀 나는 손으로 레쥬메를 건내고 돌아 나왔다.
역시 처음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매장을 나와 의자에 앉아 한숨돌리고 나니 여유가 생겼다.
H&M, Adrene, ZARA, LEGO, Sukoshi Mart, Lush, Miniso, Simons 등
처음 시작하고 나니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용기가 생겨서
다짜고짜 매장에 들어가 나 일 구하고 있어~ 레쥬메 있는데 여기두고 가도 돼? 이야기를 꺼냈다.
워크인 레쥬메를 받아주는 곳도 있었지만, 우리는 온라인으로만 지원서 받는다고 안내해주는 곳도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고 자사 양식으로 지원서 쓰고 가라는 곳도 있었다.
언제 채용할 예정인지, Availability 쓰고 가라는 곳도 있었다.
집에 돌아와 이제 한 2주 동안은 쉬면서 연락 기다리고
채용 공고 새로 뜨는 곳에 지원하지 뭐 생각하고 있었는데
레쥬메 돌리고 2일 후인가 유니클로 매니저라며 전화가 왔다.
전화로 간단한 질문(왜 여기 지원했어? 너 주말에도 일 가능해? 휴가 계획 있어? 왜 여기 왔어?) 후 대면 인터뷰 하자해서 일정 잡고 인터뷰 준비를 시작했다.
첫 인터뷰는 당연히 떨어졌다.
처음에는 내 인터뷰 상황을 계속 복기하면서
내 부족한 영어실력 + 내가 외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내가 떨어진 이유가 내 영어실력 때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볼 때 매니저는 우리는 글로벌한 곳이고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생각한 객관적인 불합격 사유는 두 가지이다.
1.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자기 소개를 해보라는 말에 나는 여기 언제 왔고 너네 브랜드에 관심이 있어 지원했어 정도 간단하게만 이야기 했었다.
내 성격, 내 장단점, 내 전공, 관심분야 등등 정작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하나도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생각해보면 외국인으로 이 나라에 온 내가 그저 나 너네 브랜드 좋아하니까 나 뽑아줘 하면 뽑을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당연한 말이라 할지라도 내가 nice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설득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나는 easy going person이야. 나는 다른 사람이랑 어울리는거 좋아해~
나는 사람들 도와주는 걸 좋아해서 발런티어도 많이 했어~ 등등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굳이 말해야 해? 생각했는데, 여기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이니 만큼
외국인인 나는 더더욱 내가 어떤 cultural background를 가진 사람이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졌으며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란 걸 설명할 필요가 있다.
2. 특별한 알바 경험없이 한국에서 사무직만 해온 내가 왜 세일즈 잡에 지원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대학교 졸업하고 한국에서 쭉 사무실에서 컴퓨터로만 일해왔던 내가 왜 캐나다까지 날아와 세일즈 엔트리 잡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이에 대한 답변 준비를 하나도 안한 나는 그저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해서 그래. 짧게 대답했는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도 전혀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 대학에서 ㅇㅇ 전공했어서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ㅇㅇ한 이유때문에 다른 성장 기회를 찾고 있고, 내 경력 경로를 바꾸려고 하고 있어 정도 이야기 했어야 했다.
그렇게 불합격하고 나서 2~3주 동안 불안감에 떨며 다시 구직자가 되었고
매일 ChatGPT로 면접에 대한 예상 질문, 답변을 만들어가며 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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