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치폴레 크루 채용 후기
치폴레 크루로 채용되어 어제 처음 출근했다.
오랫만에 몸쓰는 일을 해서 그런지 몸 여기저기가 뻐근하다.
매니저가 여기는 보바티 만드는 것처럼 간단한 일을 하는 매장이 아니라서 확실히 힘들거다라고 했는데
아직 라인, 청소밖에 안했는데 몸이 쑤시다니...
빨리 적응이 되었으면 좋겠네
캐나다 치폴레 크루 잡을 가지게 되기 까지 과정을 적어보려고 한다.
일전에 유니클로가 입점해있던 R 쇼핑센터 1층에 치폴레 매장이 있었다.
Glassdoor를 통해 온라인 공고는 확인했는데
채용 마감을 하고도 공고를 내리지 않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진짜 뽑나? 싶었다.
다음날 매장 앞을 지나다가 하이어링 싸인을 보게 되었고, 치폴레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원을 하게 되었다.
Abacado라는 AI 챗봇에게 채용에 필요한 내 정보(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를 간단하게 알려주고
가지고 있는 이력서 파일을 업로드 하며 지원을 마쳤다.
지원을 마치고 나니 즉시 다짜고짜 인터뷰 일정을 선택하라는 메일이 왔다.
뭐지? 바로 서류 통과인가? 하고 신이 나서 다음날 3시쯤 인터뷰를 보는 것으로 선택했다.
급 치폴레에 지원하고 면접 준비 시작했는데 다음날 아침 11시쯤 '너의 인터뷰가 취소되었어'하는 메일이 왔다.
그리고 다시 면접 일정을 선택하라고 한다. 스케쥴 선택 페이지로 들어갔더니 지원한 날로부터 10일 후로 인터뷰 날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아마 매니저가 채용 초반이라 잘 모르고 시스템을 그냥 열어두었던 것 같다.
이전에 유니클로 세일즈 엔트리잡 인터뷰 경험이 있어서
전에 준비했던 면접 질문에 추가해서 예상 질문 답변을 준비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하면 되겠다 연습을 하고 갔다.
드디어 인터뷰 당일
도착해서 매니저와 인사를 했고 인터뷰를 위해 매장 구석 자리로 갔다.
상대적으로 유니클로때보다는 긴장이 되지 않았다.
그냥 친구랑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매니저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수첩을 펴더니 볼펜을 잡고
내가 널 뭐라고 부르면 될까?(내 이름 말해줌)
너에게 연락하려면 어디로 해야할까?(휴대폰 번호 말해줌) 물었다
내 이력서를 온라인으로 업로드 했는데 안가지고 있나 싶어서
나 이력서 뽑아왔는데 줄까? 했더니 노노라고 한다.
내 학력이나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없나보다 싶었다.
걍 간단히 내가 어떤사람인지 간략하게 파악하고 싶은 느낌..
이후 간단히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나는 한국에서 왔고 한국은 서비스를 중시하는 문화라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익숙하다.
대학에서 뭘 전공했고, 졸업 이후에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능력을 키웠다. 내 성격은 이렇다 하고 준비해 온 말을 시작했다.
내가 degree가 있다고 하니
오 그래? 하며 우리는 수업료 지원제도가 있어서 너가 나중에 학교를 더 다니고 싶으면 수업료 일부를 지원해줄 수 있어 하며 치폴레 복지 제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이어서 내 비자정보에 대해서도 물어봤고,
나는 배우자랑 같이 와서 2년의 워크 퍼밋을 받았다고 했더니
배우자 동반 비자로 받은것인지 아니면 독립된 비자를 받은 것인지 물어봤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I really need a job.. to support my family 했다.
매니저가 마음이 조금 흔들렸는지 너 가족이 많아? 가족 몇명인데 해서
나 남편밖에 없지만 개 두마리 키워... 이랬더니 갑자기 자기가 dog phobia가 있다며
어릴때 강아지에게 괴롭힘당한 경험(큰 개가 자기 얼굴을 마구 핥았다고 함)을 신명나게 이야기했다.
자기 시티즌쉽 받을려고 시험 공부하러 고모집 갔는데 고모네 큰 강아지들 보면서도 너무 무서웠다 등등...
예상치 못한 전개에 그저 오 정말? 안좋은 기억이네를 반복해 수긍하면서
속으로는 면접관이 자기 이야기 많이 할 수록 합격할 확률이 높다는 글을 봐서
뭐지.. 나 합격인가? 생각했다.
이후 우리 개들 얼마나 큰지, food잡 해본적 있는지 간단한 것 물어보다가
치폴레에 대해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해서
- 승진제도
- 여기서 일할려면 자격증 같은거 필요해? 두 가지 물어봤다.
매니저는 자격증 필요 없고, 여기 승진제도 활발해, 임원들의 80%가 크루부터 시작해~ 설명해준 다음에
갑자기 Ok, I'm gonna hire you 라고 하는 것이다.
당일 채용 통보는 기대도 안해서 어벙벙하게 앉아있는데
매니저는 하이어링 카드 꺼내더니 회사에 대한 이것저것을 글로 적으며 설명해줬다.
순간 너무 기뻤다.
유니클로 면접 떨어지고 자괴감에 쩔어 있었는데
이제 더이상 레쥬메 돌리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비로소 캐나다 사회에 받아들여진 느낌이 나서 조금 감동했다.
이후 채용 과정이 조금 딜레이 되어
채용 통보 후 3주 지나고 오리엔테이션 받게 되었고,
4주째에 첫출근 하게 되었다.
이후 캐나다 치폴레 크루 일상 등 일하는 과정에 대해 조금씩 써보려고 한다.